진정한 교육자로서의 인격을 갖춰야 하고 대학의 권위를 지키려는 신념과 실천력이 있어야 하며 또 청렴결백해야 한다.
미국과는 달라서 우리나라의 총장은 학적(學的) 업적이 많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총장 선임에 경영자로서의 능력에 치중하지만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학문업적이 없어서는 교수들이나 학생 그리고 대외적으로 존경을 받지 못한다.
경륜(vision)이 있어야 한다. 민족이나 국가 그리고 사회가 처해 있는 시대적 상황 및 국제 정세를 옳게 파악하면서 대학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는 경륜이 있어야 한다.
행정능력(경영능력)이 있어야 한다. 인격이나 학문이나 경륜이 훌륭한 교수는 많으나 행정력은 별개의 재능이다. 더욱이 대학의 규모가 커질수록 경영능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총장은 대학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과감한 개혁정신이 있어야 하고, 또한 성취욕에 충만한 인물이라야 한다.
교수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며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총장은 고립되기 마련이고 교수들의 협력을 받을 수가 없을 것이다. 어느 기관이든 대소를 막론하고 기관장 혼자의 힘으로는 큰일을 할 수가 없다.
국내외에서의 지명도가 높아야 한다. 총장은 대학의 상징이기 때문에 총장을 보고 그 대학을 평가하는 일이 많다.
외국 사정, 특히 외국의 대학 사정을 잘 알아야 한다. 고대의 경우 외국대학과의 유대관계가 약하기 때문에 더욱 이 점을 중시해야 한다. 고대를 국제적인 대학,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시키려면 총장 자신도 외국 사정이나 외국 대학의 실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고대 현황으로 보아서 총장은 모금 능력이 있어야 한다. 제단에서 지원할 능력이 없어서 학생들의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형편인데, 이런 상황하에서는 외부로부터의 모금 없이는 대학을 발전시킬 수가 없다. 미국의 경우는 총장의 가장 중요한 업무가 모금하는 일이고 모금능력 여하가 총장평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미국에서는 30대 총장도 있지만 유교적인 한국에서는 젊은 총장은 아직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선후배관계를 중시하는 고대에서는 연령과 고대 봉직 기간이 중대하며 최소한 15년 이상은 고대에 재직한 교수라야 될 것이다. 고대 밖에서 총장을 영입한다는 것은 고대의 경우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총장의 과거경력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 친일파 노릇을 한 사람이면 어려울 것이며, 특히 민족대학을 자랑하는 고대에서는 이것은 절대로 중시해야 할 요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