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門)
ㅡ이병주, <산을 생각한다>(바이북스, 2021)
이 에세이집은 소설가 이병주(1921-1992)가 원래 1989년에 낸 책이다.
이번에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이병주기념사업회에서 문학선집을 발간했다.
이병주는 매주 일요일 등산을 했다.
북한산에 있는 문을 드나들며 문에 대해 이렇게 썼다.
ㅡ문이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면 인생이란 상념이 고인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하는 물음과 동질성을 띠게 된다...
국민학교의 문이 있고, 고등학교의 문이 있고, 대학의 문이 있고, 대학원의 문이 있다...
사회가 만들고 역사가 만들고 스스로가 만든 그 무수한 문을 드나들다가 이윽고 저승의 문으로 해서 영영 퇴장해야 하는 메멘토 모리 즉 죽어야 할 존재이다.(61-6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