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소업 중 정치가 가장 고난도의 전문 직업이라는 사실
양승태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최근에 낸 책 《대한민국 무엇이 위기인가 : 이 시대 국가적 상황에 대한 정치철학적 성찰》(철학과현실사, 2020)과 며칠 전 그의 언론 인터뷰를 보면서 확실히 알게 된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인간의 직업 중에서 정치가 가장 어려운 소업이라는 사실.
현직 정치인을 비롯하여 정치지망생이 꼭 염두에 두어야 하리라.
이 책의 결론은 제목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치인의 출현을 대망(待望)하며>이다.
요즘 우리 국민 모두의 생각이 그럴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꼭 그런 인물이 속속 등장하기를 기원해본다.
양승태 명예교수의 주장을 몇 가지 요약하면 이렇다.
- 칸트는 인간 스스로가 만든 소업 가운데 <통치>와 <교육>이라는 기예가 가장 어렵다고 술회한 바 있다.
- 정치란 국가 생활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새로운 변화를 찾아내고 그 의미를 해석하면서 정책적으로 대처하거나 새로운 입법 또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통해 국가 생활의 새로운 미래를 추구하는 소업이다.
- 이렇게 어려운 소업을 아무나 해서는 안 되고, 진정으로 <국가통치에 대한 폭넓은 경륜과 깊은 식견>이 있는 최고의 프로·장인이 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정치다.
- 특정한 영역에 전문적인 지식은 갖추고 있지만 <국가통치의 경륜>이 부족하고 <권력의지>가 허약하여 <범속한 출세주의>에 벗어나지 못한 <범생이 정치인>은 스스로의 정치적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 <정치적 아마추어·딜레탕트>, <정치 건달>, <권력 해바라기>들을 역사적으로 사라지게 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몫이다.
- 역사는 대한민국 국민의 가슴속에 아직 사라지지 않은 기백을 일깨우고 점차 광기를 더해가는 대중영합주의라는 사이비 민주주의가 초래한 정치적 혼란을 극복하며 진정한 국민주권의 이념을 구현하면서 새로운 국가발전의 시대를 열 수 있는 정치인, 바로 비르투를 갖춘 새로운 정치인의 출현을 대망(待望)하고 있다.
※ 비르투(virtu) : 지혜와 용기와 결단력이 결합된 최고의 인간적 자질(마키아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