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법과 인권보장
영장보석제도

2006년부터 6년 간의 ‘이용훈 사법부’에서 일구어낸 중요한 사법개혁의 성과 중 하나는 바로 불구속 수사·재판의 확대이다.
구속자수 통계를 보면, 영장실질심사제도 도입 전 해인 1996년의 143,068명에서 그 후인 1999년의 110,764명, 2002년의 99,897명으로 서서히 감소하다가 2006년에는 51,481명, 2008년에는 43,032명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2009년에는 42,732명이다. 1996년에 비하면 2009년에는 약 10만명이 구속을 면하였다. 지금 기준으로 하면 구속되지 않았어도 될 사람들이 1996년도에는 10만명이나 억울하게 구속되었던 것이다.
1996년에는 기소된 피고인 중 63.6%가 구속피고인이었으나 요즘은 구속 구공판 피고인 비율이 전체 기소자 중 14% 정도에 불과하다.
범죄에 대한 대응능력이 약화되었다는 징후가 없는 이상 이와 같은 불구속 확대 정책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불필요한 구속의 억제는 영장실질심사제, 기소 전 보석과 함께 법정구속의 증가로 뒷받침되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소 과도한 비율의 영장기각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고, 영장 발부 기준에 대한 견해 차이로 인한 갈등 양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영장전담법관의 실무 운용이 아직도 다소 자의적이라는 비판을 하면서 영장재판에 대한 상급심에의 불복(영장항고)제도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2011년 9월 26일 취임식 후 기자간담회에서 영장보석(보석조건부 영장)제도의 도입을 시사하여 주목을 받았다.
이른바 유전무죄의 부작용을 배제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둔다면, ‘완화된 구속대체수단’인 영장보석제도의 도입을 이제 본격 논의할 시점이 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형사사법절차의 확보라는 피의자구속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신체의 자유 제한을 최소화하는 중간지대를 설정하기 위한 영장보석제도는 선진법치국가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제도이므로 우리도 이제 그 도입을 검토할 만하다.
그렇게 되면 구속영장재판은 단순한 발부와 기각이라는 극히 어려운 양자택일적 선택을 하기 위한 심문에서 탈피하여, 구속대체수단인 보석조건을 실질적으로 심사하여 정하는 것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게 된다.
다만, 강조되어야 할 점은, 영장보석은 종래의 구속영장에 대한 대체수단이 되어야 하는 것이지, 종래 같으면 불구속되었을 피의자에게 보석조건을 부과하거나 과도한 사법통제를 가하는 것이 됨으로써 영장보석이 도리어 인권보장에 역행하는 제도로 등장하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영장보석제도만이 아니라,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영장항고제 도입 문제, 미체포 피의자의 구인제도의 문제점 등과 함께, 기존의 기소 전 보석, 구속 취소, 구속집행정지, 보석 등으로 다기화 되어 있고 복잡한 구속제도 전반을 재검토하여, 구속제도를 보다 단순화하고 일원화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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