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프러스의 기도
클라이언트

변호사들은 의뢰인을 `클라이언트(client)`라고 부른다. 클라이언트는 광고업계에서 광고주를 말하고, 사회복지, 심리요법 분야에서는 상담이나 치료를 의뢰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최근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정보를 공급하는 서버의 반대개념으로 클라이언트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클라이언트의 어원은 고대 로마시대의 `클리엔테스`다. 로마의 유력한 귀족들인 `파트로네스`는 평민 세력인 클리엔테스를 보호하고 후원했다. 파트로네스로부터 보호와 후원을 받고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바로 클리엔테스다. 이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클리엔테스가 파트로네스를 전폭적으로 믿고 자신을 의탁하면 파트로네스는 클리엔테스를 보호하고 옹호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위임계약서에는 의뢰인이 `갑`이고 변호사는 `을`이다. 의뢰인이 변호사를 믿고 일을 맡기기 때문에 의뢰인이 갑이다. 예전에는 갑과 을이 바뀌어 있었던 적도 있다. 밤이건 휴일이건 휴가 중이건 갑의 요구가 있으면 이에 응하여 성심성의껏 일을 처리해야 하는 것이 을의 숙명이다. 오늘날 신뢰재(信賴財)는 사회적 자본이라고 일컫는다. 개인과 개인, 조직과 개인, 조직과 조직 사이에서도 신뢰가 중요하겠지만, 신뢰가 가장 요구되는 곳은 역시 위임 관계인 클라이언트와 수임인(受任人) 사이에서다. 정치인이나 공복(公僕)에게 클라이언트는 바로 국민이다. 입법ㆍ사법ㆍ행정의 모든 권력은 클라이언트이자 `갑`인 국민이 수임인을 신뢰하고 잠시 맡긴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마치 공직자 자신이 `갑`인 것처럼 착각하고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대기업에는 중소기업과 소비자가 바로 클라이언트이자 `갑`이다.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받으며 더불어 살아가야 비로소 대기업도 지속 가능하다. `을`은 클라이언트를 바라보고,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잃지 않고, 클라이언트의 이익을 위해 헌신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최고 역량을 발휘하고 정성을 다해 클라이언트를 대변하고 옹호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오늘날의 `파트로네스`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클라이언트 지향의 생존방식이 아닐까. 우리 모두 `클라이언트는 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명언을 되새겨야 할 때다. <2011년 8월 24일자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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