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프러스의 기도
금연이야기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성인남자 흡연율은 무려 66%였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최근 발표에 의하면 2011년 들어와 성인남자 흡연율이 39%로서, 작년보다 0.6% 떨어졌다고 한다. 2011년 초부터 금연을 하였으니, 나는 그 0.6% 속에 들어간다.
새해 벽두마다 ‘올해는 금연’ 하고 결심하였으나, 작심삼일이 되거나 여러 번 실패하였다. 그래서 다시 피우게 될 때를 대비하여 2011년 들어와 금연을 하고 있는 사실을 그 동안 주변에 널리 알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여기서 금연을 공개 선언해 버리기로 했다. 그 만큼 자신이 생겼다는 얘기다. 이제 길거리나 술집에서 담배연기가 싫어졌다.
담배는 대학 들어가서 친구들과 아울리다가 덩달아 멋으로 배웠다. 군대 훈련받을 때 쉬는 시간에 피운 담배가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아내는 연애 시절부터 담배연기를 무진 싫어했다. 한번은 대성리에서 가을 강바람에 신이 나 노를 저으면서 담배를 일발 장전하였더니, 아내가 잽싸게 빼앗아 분질러버렸다. 그 때부터 담배 때문에 티격태격 싸웠다. 결혼하여 함께 살면서도 숨바꼭질은 끝나지 않았다. 아파트 베란다에 나가서 피워도 귀신같이 냄새를 맡고 달려온다. “담배만 끊으면 다른 거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러니 나도 그 동안 몇 차례 끊으려고 갖은 애를 다 썼다. 금연패치도 붙여보고, 금연약도 먹어 보고 별수를 다 써도 번번이 실패하였다.
궁색하지만 결국 아내에게 이렇게 약속하였다.
“내가 그래도 명색이 법률가인데, 법률로 대마초를 금지하듯이 법률로 담배도 못 피우게 하면, 나는 법을 지킨다.”
담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나는 그런 법률이 제정되기를 학수고대하였으나, 부지하세월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친구들과 회동을 할 때 나만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아차, 이거는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2011년 들어와 금연보조제 없이 그냥 나의 의지만으로 금연을 하기로 결심을 하였다. 오늘까지 잘 실천하고 있다.
금연은 하나의 익숙한 것과 헤어지는 것이다. 어느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그립지만 언젠가는 헤어져야 하는 연인처럼 말이다.
흡연율 제로가 되는 그 날까지 이제 나는 금연전도사가 되려고 한다.
이성주 기자의 말이다.
“현재의 흡연과 과음은 건강을 가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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