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의견진술
소추위원 대리인 변호사 황정근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재판관님 여러분!
이 사건 소추사유의 내용, 증거관계, 법리 적용 및 피청구인 측의 주장에 대한 반박 등에 대해서는, 변론 과정에서 수시로 제출한 총 40여개의 준비서면과 지난 2월 23일자 종합준비서면에서 이미 상세히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심리 과정에서 더욱 분명하게 밝혀졌으므로, 이 자리에서 일일이 반복하지는 않겠습니다.
지금까지 증거조사결과에 따라 확인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탄핵소추사유는 모두 충분히 인정됩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광범위하게, 그리고 중대하게 위배’하였습니다.
국민에 대한 신임 위반이 중대하고 그 권력 남용이 심각하기 때문에, 국민의 이름으로 파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헌법 위배를 다루는 탄핵심판에서, 돈을 안 받았으니 책임이 없다는 식의 논리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먼저, 피청구인 대리인 중 일부는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 자체가 부적법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유 없는 주장입니다.
국회법상 국회 법사위의 조사절차는 재량 사항이고, 국회가 소추사유를 하나의 안건으로 묶어서 의결해도 위법한 것이 아닙니다.
국회는 당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및 피청구인이 공동정범으로 기재된 최서원‧안종범‧정호성 등에 대한 공소장을 비롯하여 각종 언론보도 등을 근거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 300명 각자가 헌법기관으로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적법하게 의결한 것입니다.
다음, 소추사유 총 17개 사실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첫째, 정호성을 통한 공무상 비밀누설 행위입니다.
청와대 각 수석비서관실 및 행정각부에서 취합된 자료를 피청구인에게 보고하는 정호성 부속비서관은, 피청구인의 지시 하에, 엄격하게 보안유지가 되거나 공무상 비밀로 분류되는 문건을 그것이 공표되기 전에 민간인 최서원에게 유출하였습니다.
정호성이 2016년 초경까지 최서원에게 광범위하게 비밀 문건을 유출한 것은 피청구인의 명시적 내지 포괄적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점 및 유출 문서의 비밀성 등도 충분히 인정됩니다.
최서원은 그렇게 유출된 문건을 보면서 정책 방향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고위직 인선이나 국가 정책에 개입하였으며, 정책 추진 방향을 자신의 사익에 맞도록 조정하였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문건 유출은 단발적이고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의도적이었습니다.
둘째, 각종 연설문, 정책 자료 및 인사 자료를 최서원에게 보내 국정 개입을 허용함으로써 사인에게 국정을 맡긴 행위입니다.
2013. 3.경부터 2014. 12.경까지만 보더라도, 피청구인은 정호성을 통하여, 수석비서관회의 문건 36건, 국무회의 문건 30건, 각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업무보고문건 26건, 기타 말씀자료 79건 합계 171건의 문건을 최서원에게 보냈습니다. 이는 실제 이루어진 문건 유출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문건 유출을 통한 국정개입의 구체적 사례를 보면, ▲피청구인이 정호성에게 ‘인사발표안을 최종 발표하기 전에 최순실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지시하여 정호성이 최순실의 ‘컨펌’을 받은 사례 외에도, ▲국토교통부 생성 문건인 2013. 9. 27.자 ‘복합 생활체육시설 대상지(안) 검토’ 및 2013. 10. 2.자 ‘복합 생활체육시설 추가대상지(안) 검토’ 문건, ▲체육계 비리 문제를 언급하도록 한 2013. 7. 23.자 국무회의 말씀자료 문건, ▲2016. 2. 24.자 멕시코 순방 계획 중 멕시코 문화행사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유출된 문건을 통한 최서원의 국정 개입 외에, ▲최서원의 빈번한 청와대 방문을 통한 국정 개입을 허용한 것은, 피청구인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위해 단순히 가까운 지인의 의견을 듣는 차원의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는 결국 피청구인이 주권자인 국민이 선거로써 위임해준 대통령의 권력을 공적 조직을 통하여 행사하지 않고, 민간인 최서원의 개인 의견에 사실상 좌우 되도록 조장·방치한 것입니다.
셋째, 최서원의 의도대로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고위 공직자를 임명함으로써 사인에게 국정을 맡기고 공무원 임명권을 남용한 행위입니다.
최서원은 청와대, 행정부 및 산하기관, 특히 최서원이 사익 추구에 나섰던 문화·체육 부문의 주요 포스트에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인물을 심어두었고, 피청구인 역시 정상적인 공적 라인을 통한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인사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최서원의 인사권 개입을 묵인·방조하였습니다.
차은택 문화창조융합본부장, 김종 문체부2차관, 김종덕 문체부장관,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이 그 예입니다.
최서원은 문화 분야에 대해서는 차은택을 통해, 체육 분야에 대해서는 김종을 통해, 각종 정책이나 정부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하였던 것입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 및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 등 청와대에서 피청구인을 직접 보좌하고 사적인 업무를 챙기는 보좌진을 사실상 최서원과의 인연으로 임명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최서원의 인사 개입은 결국 해당 공직자를 통해 최서원의 사익 추구를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점에서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개입을 허용한 것이고, 나아가 청와대 간부 및 문체부의 장·차관 등을 최서원이 추천하거나 최서원을 비호하는 사람으로 임명함으로써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 한 것입니다.
넷째, 최서원의 능동적 국정 개입을 허용함으로써 사인에게 국정을 맡긴 행위입니다.
최서원은, 예컨대 ▲2013. 10. 31.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개최하도록 하였고, ▲2013. 10. 28.자 국무총리의 대국민담화 발표 일정을 조율하였으며, ▲2013. 11. 25.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의 내용을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국정개입을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것 역시 자료 수집의 한계 등을 고려하면 빙산의 일각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를 보면, 최서원이 적극적·능동적으로 국정운영에 개입하여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키고 있는데, 이는 결국 국정운영에 최서원이 실질적으로 개입하도록 피청구인이 허용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각종 연설문, 정책 자료 및 인사 자료를 최서원에게 유출하고, 또한 최서원의 의도대로 문화‧체육 분야 관련 고위공직자 등을 임명하였으며, 최서원의 능동적 국정개입을 허용함으로써 결국 사인에게 국정을 맡긴 행위는, 국민주권주의 및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고, 국정을 사실상 법치주의가 아니라 최순실 등의 비선조직에 따른 인치주의로 행함으로써 법치국가원칙을 파괴하고, 대통령의 헌법수호 및 헌법준수 의무를 위반한 것입니다.
다섯째, 문체부 노태강 체육국장·전재수 체육정책과장에 대한 공무원 임면권의 남용 행위입니다.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딸 정유라가 한국마사회컵 승마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자, 모철민 교육문화수석을 통하여 문체부가 승마협회를 감사하도록 하였고, 노태강 체육국장과 진재수 과장이 보고한 감사보고서를 문제 삼아 2003. 8.경 유진룡 문체부장관에게 이들을 인사조치하도록 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사익 추구에 방해될 문체부의 공직자를 자의적으로 인사조치시킨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이들의 인사조치를 지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이 직무감찰 결과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고 또한 체육계 비리 척결에 의지가 부족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피청구인의 행위는 대통령에게 부여된 공무원 임면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이므로 헌법상 직업공무원제 및 국가공무원법을 위배한 것입니다.
여섯째, 문체부 1급 공무원 일괄사표와 선별수리에 따른 공무원 임면권의 남용 행위입니다.
유진룡 문체부장관이 후임자도 없이 전격 면직되고 김종덕 문체부장관이 취임한 후 2014. 10.경 피청구인은 김기춘 비서실장을 통해 문체부 1급 공무원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일2017-03-17 조회수5,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