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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략정보포털

현행 정부조직법 제27조 제1항에 의하면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수립은 기획재정부의 업무이다. ‘기획재정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 17조의3 3항 제1호에 의하면,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및 국가미래비전의 기획은 미래전략국이 맡고 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는 경제부처로 위상을 고정시키면서 국가전략 기획 업무를 후순위로 취급하여 왔다고 평가된다. 기획재정부가 영문 명칭에서 기획을 빼고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라고 쓰면서 스스로의 역할을 재정과 경제로 축소하였다. 부처 명칭이 단순한 재정부가 아니라 기획재정부이므로, 대한민국의 국가전략과 미래비전을 구상하고 준비하는 일을 제대로 해주기를 기대한다. 현재에 발 딛고 서서 과거를 돌아보면서 미래를 내다보고 치밀하고 원대한 국가전략을 기획하는 일을 담당하는 행정부처가 그동안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필자의 의문을 이제는 해소해주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에 국가전략실을 최선두 부서로 두었으면 좋겠다.

입법부에는 미래 환경의 변화를 예측·분석하고 국가 중장기 발전전략을 도출함으로써 국회의 정책역량 강화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법인인 국회미래연구원이 있다(국회미래연구원법 제1). 국회미래연구원은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통일·외교·국방 및 국제전략, 국가의 신성장 동력, 지속가능한 발전, 국민 삶의 질 향상 및 그 밖에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연구가 필요한 분야에 관한 미래 환경의 예측·분석 및 국가 중장기 발전전략 도출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동법 제13조 제1호 각목).

정부조직법과 국회미래연구원법에서 말하는 국가전략(national strategy)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국가전략이란 국가이익을 구현하고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력의 모든 수단을 통합·조정하여 개발·사용하는 방법을 말한다. 여기서 국가이익은 국가가 지향하는 궁극적 가치로서 국가목표를 설정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국가목표란 국가이익을 구현하기 위해 국가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말한다.

국가이익과 국가목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크게 변함이 없다. 원래 정치의 정() 자는 발걸음이 목표를 향해 똑바로 가도록 채찍질을 한다는 뜻이다. 그 목표란, 첫째는 내·외부로부터 백성을 지켜내는 것, 둘째는 백성을 배불리 먹여 살리는 것, 셋째는 백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국민은 정치가와 공직자에게 국민을 지켜내고 국민을 잘살게 하며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목숨마저 거는 자세로 일할 것을 요구한다.

이와 같이 국가전략은 위와 같은 국가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상위 전략이다. 국민의 생존과 번영의 실현을 보증하기 위하여 국가가 처한 환경에서 국가목표를 설정하고 국가의 가용자원과 수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국가목표를 실현해 나가는 국가의 목적 지향적 활동을 말한다.

국회도서관은 20223월에 팩트북 주요국의 국가전략(172)을 발간했다. 이 책에서 국가전략을 이해하기 위해 그 개념과 특성을 소개하고 주요국(미국, EU, 영국, 독일,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일본) 정부와 싱크탱크에서 제시한 국가전략의 목표와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2019년에 제시한 혁신적 포용국가 미래비전 2045, 21대 국회의장 직속 국가중장기어젠더위원회의미래비전 2037도 소개되어 있다.

국회도서관은 청사 1층에 국가전략정보센터를 개설하고 국가전략정보포털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전략정보포털은 국내외 정부와 공공기관, 국가미래전략 관련 싱크탱크에서 국가전략정보를 수집하여 국가적 차원의 핵심 어젠다를 발굴하고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국회도서관의 특화된 정보서비스 포털이다. 의회정보실 공공정책정보과에서 운영한다. 국회 내부적으로는 국가 중장기 발전전략 수립과 입법활동을 지원하고, 외부적으로는 정책 결정자, 연구자 및 일반 국민들에게 미래 이슈와 국가전략 연구에 필요한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한다. 주요국가별 및 주제별(정치·경제·사회·기술·환경·자원)로 분류되어 있다. 9월 현재 현재 국내·외의 국가전략 보고서 및 세미나 자료 등 29,361건이 들어 있다. 포털에 접속하면 주요국의 국가전략 보고서, 연구자료, 동영상 자료 등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AI 요약·번역 서비스, 관심 자료 추천 서비스, 뉴스레터 서비스, 국회 상임위원회별 자료 큐레이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국가전략동향코너에서는 최신동향, 이슈 인포그래픽, 금주의 보고서, 전문가칼럼, 국회동향, 국가전략 뉴스레터, 국가전략세미나에 관한 정보를 볼 수 있다. 국내·외 국가전략정보기관도 소개되어 있어 손쉽게 링크할 수 있다.

국가전략정보포털에서는 국회 내부용으로는 AI 기반의 요약·번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외국의 국가전략 보고서 전체를 읽지 않아도 핵심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AI 요약문은 AI 100자 요약, 핵심 키워드, 보고서 형식, 핵심 질문 등 다양한 옵션으로 제공된다. 이러한 요약 기능을 바탕으로 지난 5월부터 매주 금주의 보고서(2)를 발간하고 있다. 22개국 1,264개 싱크탱크로부터 수집된 방대한 정책자료와 보고서 중에서 7개를 선별하여 매주 소개하고 있다.

20251월부터 8월까지 접속자 숫자를 파악해보니 총 1,820,095명으로, 월 평균 227,511명이나 이용한다. 매일 7,500여명이 접속한다는 얘기다. 작년 동기 접속자 누계 270,216명에 비하면 올해 접속자가 6.7배 가량 폭발적으로 늘었다. 주로 여론주도층과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국가전략정보포털의 인지도가 높아진 결과이다.

앞으로 국가전략정보포털에 주요 국가지수코너도 신설하고, 국회도서관의 다른 포털인 의회법률정보포털, AI시사정보 서비스(Argos) 국회 정책자료 포털 등과 연계·융합하여 고도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려고 한다. 나아가 사회지도층을 중심으로 갈수록 접속자가 증가하는 국가전략정보포털의 위상에 걸맞게 브랜드 네이밍도 하려고 한다. 전략을 뜻하는 영어 strategy(strat)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의 stratego(strategos)이다. 스트라테고는 원래 군사지도자이지만 오늘날 광의로 말하자면 국가전략을 다루는 정치가와 공직자를 말한다. 그런 의미가 부각되도록 이름을 붙여볼 생각이다.

국회도서관은 국내·외 지식정보를 수집·보존·확산하고 국회구성원과 국민들에게 권위 있고 차별화된 고품질 전문정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중추적인 정보지원기관이다. 국회도서관은 단순한 자료제공기관의 역할을 넘어 국가 정책 결정을 뒷받침하는 국가 지식정보의 플랫폼이자 핵심 인프라이기도 하다. 국가전략정보포털을 운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월간 국회도서관 202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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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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