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 출마하는 법조인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
비록 플라톤은 민주주의의 한계를 논했지만, 정치신인들은 어디까지나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법조인은 그 자체로 엘리트다.
무의식중에 '마땅히 엘리트가 이끄는 대로 국민은 따라와야 한다'고 여기기 쉽다.
이런 오만은 금물이다.
플라톤은 정치를 하려면 먼저 철인(哲人), 곧 철학자가 돼야 한다고 가르쳤다.
법조인들은 기존의 엘리트 의식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삶의 현장에서 대중과 만나며 그들을 감화시킬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꿔야 한다.
마키아벨리 같은 유연함도 꼭 필요하다.
흔히 법률가들은 '법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법률만능주의에 빠지기 쉽다.
마키아벨리의 표현을 빌리면 "사자처럼 용맹하기만 한" 지도자다. 그래서는 곤란하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최근 판사들에게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하는 메마른 벌률가가 돼선 안 된다"고 당부하며 "합리적 이성만큼 감정과 감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조인 출신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세상만사를 법의 잣대로만 재단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균형 잡힌 정무감각을 갖추길 권한다.
- 세계일보 김태훈 기자 (대한변협신문 2016년 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