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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정치는 비슷하다 - 최진석

시가 생산되는 기능에 갇히는 한, 시는 없고, 시인은 태어나지 못한다. 미성숙한 사람은 시적 기능에 빠져 헤매다가 자신을 시처럼 가꾸는 일에 태만하여 시를 닮지 못하고 결국 시인이 되는 길에서 좌절한다. 그래서 시인의 좌절은 인간의 좌절이다. 정치의 길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기능에 갇힌 시인은 시를 쓰지 못하듯이, 기능에 갇힌 정치인들은 새로운 정치를 생산하지 못한다. 당연히 정책은 길을 잃고, 패거리 집단들의 권력 장난으로만 세월을 보내게 된다. 결과적으로 국가는 비효율 속으로 빠져 허약해진다. 차라리 정치에 희망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더 나은 지경이 된 지금, 마지막 희망이 있다면 역설적이게도 정치의 파멸이다. ‘궁즉변(窮則變)’이라 하지 않았던가. 도저히 답이 없어 보일 때에 비로소 새 길을 여는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 최진석 서강대 철학교수(동아일보 2016년 4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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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황정근

등록일2016-05-02

조회수8,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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