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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정치 - 이학영

- 지금 이 나라의 정치지도자들이 ‘대한민국과 세계의 절기(節氣)를 제대로 읽어내서 국정을 이끌고 있는가’.

- ‘철부지(不知: 사리를 분별할 만한 지각이 없는 사람)’라는 말은 ‘계절의 변화, 곧 절기(철)를 알지 못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데서 유래했다. 농경이 주종산업이던 시절, 절기를 몰라 농사를 망쳐선 안 되므로 ‘철부지’는 금기어(禁忌語)였다. 농사꾼들 못지않게 ‘때’에 맞추는 게 중요한 직업이 정치다. 국가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나라 밖 세계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큰 국면을 먼저 읽은 뒤 그에 맞춰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지속가능하게 이뤄낼 정사(政事)를 펴 나가야 한다.


- 흐트러진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고 질서를 세우는 일, 외적의 침탈로부터 나라와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일, 산업과 물산을 장려하고 나라곳간을 든든히 해 배곯는 국민이 없게 하는 일, 학문을 널리 일으키고 품격 높은 문화예술을 고루 즐기게 하는 일은 다 중요하다. 하지만 나라가 처한 때와 상황에 따라 어떤 일부터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고 시행하는 일은 더 중요하다. 현인(賢人)으로 기억되는 동서고금의 정치지도자들은 맡겨진 정무(政務)의 사리를 잘 분별해 때에 맞는 국정운영을 했고, 그를 통해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튼튼하게 다졌다. 


- 그런 점에서 국정책임을 맡은 정치지도자들은 국정 우선순위로 설정한 게 적절한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등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 “정의로운 정부가 되려면 먼저 좋은 정부가 돼야 한다. 좋은 정부가 되기 위해선 국민행복에 충실해야 하고, 그런 목적을 가장 잘 달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조지 워싱턴 등과 함께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임스 매디슨 4대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 한국경제신문 2018년 11월 21일자 칼럼 <'철부지 정치'가 키우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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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황정근

등록일2018-11-22

조회수9,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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