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주의로 가는 길
첫 직선제 당선 신임 변협회장에게 바란다

변호사 수의 급격한 증가와 수임여건의 악화, 법률시장 개방과 외국로펌과의 경쟁 격화, 국민의 불신 심화 등 내·외부 법조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결선투표까지 간 끝에 전국 개업변호사가 직접 선출한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이 최초로 탄생하였다. 민주적 대표성 및 강력한 리더십 확보가 가능해졌다는 의미에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원칙에 가장 부합하는 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협회장은 이제 산적한 현안을 해결함에 있어 변호사들의 총의를 결집하여 강력한 변협을 이끌 수 있게 되었다.
신임협회장은 강력하면서도 부드러운 리더십을 발휘하여 무엇보다 먼저 선거과정에서 지역·세대·출신 등에 따라 지향점을 달리하며 갈라졌던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하여 변호사들 사이의 화합과 단합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리고 첫 직선제 선거과정에서 노정된 투표율 저조, 상호비방으로 인한 선거과열, 과다한 선거비용 등의 부정적 측면이 다음 선거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보다 세밀한 선거관리규칙을 정비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선거과정에서 약속한 공약은 장단기 과제로 구분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착실하게 실천하여야 한다. 물론 당선자의 공약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낙선 후보자의 좋은 공약은 이를 과감히 수용할 필요도 있다. 그런데 공약이행에서 가장 큰 문제는 변호사직역의 이익 수호에 경도된 나머지 국민들에게는 그것이 변호사직역의 밥그릇지키기 공약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변호사강제주의 도입, 법조공급인력 축소, 성공보수 에스크로제, 법무담당관제, 대법관증원, 심리불속행 폐지 등이 국민의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것임을 설득해내야 한다. 정치권과 언론과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야말로 공약이행에서 관건이다. 특히 공급과잉의 변호사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이제 국가정책적 과제임을 설득해내야 한다. 선거과정에서는 회원의 표를 얻기 위한 공약도 나올 수 있겠지만, 그것을 무조건 관철하려고 할 때 자칫하면 공익단체로서의 변협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수도 있다. 국민의 입장에 서서 과제해결에 나서지 않으면 변협은 공익가치집단이 아니라 이익단체로 전락할 수 있다.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어떠한 개혁과제도 성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변호사의 공동체공헌활동과 공익헌신활동도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 변협은 법률가단체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서 공적 사명을 다하여야 한다. 특히 앞으로 차기 정부에서 추진될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과정에서도 변협은 이해당사자의 입장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그리고 법치주의원칙과 법의 지배 이념의 확산의 관점에서, 전문가집단이자 여론주도집단으로서 제때 목소리를 내고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201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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