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의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와 관련하여 최근 유명해진 곳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다. 대통령이 위원장이고, 나 대표는 부위원장을 맡았었다. 보건복지부장관이 간사다. 근거 법률은 <저출산ㆍ고령사회기본법>이다. 2005년부터 시행되었다.
지난 역사를 되짚어보면, 1983년에 <인구대체율>(=현상유지)인 ‘합계출산율 2.1명’이 되었으므로, 그 때 바로 산아제한정책을 전환했어야 했는데 실기(失機)하고 말았다. 정부는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산아제한정책을 1995년까지 유지했다. 나도 그 정책 탓인지 1989년생, 1991년생 아이 둘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 후 또 10년이 흘러 2005년에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출범했고, 그 이후 별로 달라진 게 없고 도리어 악화일로에 있다. 2021년 합계 출산율은 0.81명, 일본은 그나마 1.3명이다. 일본은 ‘1억 총활동 담당상’까지 두어 대처하다가 작년에 폐지하고 올해 4월에 <어린이가족청>를 발족하여 현실적인 대처를 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저출산 문제는 백척간두에 서 있는데, 우리나라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가지고 대응하는 것은 너무나 한가해보인다. 이제 저출산 문제는 사회복지 차원이 아니라 국가발전전략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경제학자 군나르 뮈르달은 ‘저출생 문제는 단지 인구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정책의 종합판이자 정치적인 문제’라고 했다.
그러니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간사는 기획재정부장관이 해야 한다.
정부조직법 제27조 제1항에 의하면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 수립>은 기획재정부의 업무다. 그래서 부처 명칭이 ‘재정경제부’가 아니라 ‘기획’재정부다. 기획재정부가 대한민국의 장기전략과 비전을 구상하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미래를 내다보고 치밀하고 원대한 국가 비전과 전략을 기획하는 행정부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실제로 기재부는 경제부처로 위상을 고정시키면서 국가발전전략 업무를 후순위로 취급하고 있다. 영문 명칭에서 ‘기획’을 쏙 빼고 ‘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라고 쓰면서 기재부 스스로의 역할을 재정과 경제로 축소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대통령령)’ 제17조의3 제3항 제1호에 의하면,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 및 국가 미래비전의 기획>은 <미래전략국>이 맡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의 연구·분석 및 관련 정책의 협의·조정>(동조 14의2호)과 <저출산·고령화 관련 정책의 협의·조정>(동조 14의3호)도 미래전략국 소관이다.
몇 년 전에 나는 칼럼에서 기재부에 <국가발전전략실>을 최선두 실·국으로 두라고 주장했었는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는 총리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국가발전전략처>를 따로 신설해야 할 때가 되었다. 저출산 문제를 비롯한 장기국가발전전략이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가발전전략처에서 저출산 문제를 핵심으로 다루면 된다. 거기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사를 맡으면 된다.(2023년 2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