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방송토론회 허위사실공표죄의 법리 - 이재명 지사 사건

당선 목적 허위사실공표죄의 법리

- 이재명 경기지사 선거법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이유는 무엇일까

1. 허위사실에 대한 법리

(1) 기존 대법원판례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말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함은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사항으로서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가진 것이면 충분하지만, 공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4. 2. 26. 선고 995190 판결 등). 어떤 표현이 허위사실을 표명한 것인지 여부는 일반 선거인이 그 표현을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하여 그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표현이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8947 판결 등).

(2) 대법원이 더 발전시켜야 할 법리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공표함으로써 전체적으로 보아 허위사실과 다를 바 없고 선거인으로 하여금 사실의 존재 여부 또는 사실의 본질적 사항에 관하여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비로소 허위사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선거인으로 하여금 사실의 존재 여부 또는 사실의 본질적 사항에 관하여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선거인이 당해 공표를 받아들이는 전체적이고 결과적인 느낌과 인상을 기준으로 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결국 공표한 사실이 허위사실인지는 공표한 사실이 중요한 부분에서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지 여부(기존 대법원판결의 입장) 내지 사실을 지나치게 부풀려 공표한 것으로서 사실의 존재 여부 또는 사실의 본질적 사항에 관하여 선거인으로 하여금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2. 방송토론회의 특수성과 허위사실공표의 법리

(1) 기존 대법원판례

다른 선거운동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직선거 후보자 합동토론회에 임하는 후보자는 자신에 관한 것이거나 다른 후보자에 관한 것이거나를 막론하고 모두 진실에 부합하는 주장만을 제시하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고 다른 후보자에게 질의하거나 다른 후보자의 질의에 답변함에 있어 분명하고도 정확한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선거인이 각 후보자의 자질, 식견 및 견해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미리 준비한 자료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연설의 경우와는 달리 후보자 사이에서 주장과 반론, 질의와 대답에 의한 공방이 즉흥적·계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합동토론회의 특성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표현의 명확성에는 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후보자가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다른 후보자의 견해나 발언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보아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른 후보자의 견해나 발언의 의미를 해석하고 이에 대하여 비판하거나 질의하는 행위는, 후보자의 주장이나 질의에 대하여 다른 후보자가 즉시 반론이나 답변을 통하여 자신의 입장을 밝힐 기회가 주어지는 합동토론회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공표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행하는 허위사실 적시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후보자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거나 상대방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한 표현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것이 아닌 이상, 일부 부정확 또는 다소 과장되었거나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72879 판결 등).

(2) 대법원이 더 발전시켜야 할 법리

방송토론회의 상호토론 과정에서 한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가 되는지 여부는 그 발언의 단편적 문구에 구애받지 아니하고 당해 발언의 배경, 발언 경위, 토론의 경과, 발언 전후의 정황 및 당해 발언을 둘러싼 질의와 해명 등 상호토론의 전 과정을 일체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의혹 제기에 대한 답변이나 반박이 일부 부정확 또는 다소 과장되었거나 다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경우에도, 합동토론회의 특성이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고, 상대방은 답변에 기초하여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질문을 통하여 다의성을 구체화하거나 부정확성을 해소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마찬가지로 그 표현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이재명 경기도지사 제1심 무죄 판결).

3. 허위사실에 대한 주관적 인식에 대한 법리

(1) 기존 대법원판례

허위사실공표죄에서는 공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이 구성요건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행위자의 고의의 내용으로서 그 사항이 허위라는 것의 인식이 필요하고, 이러한 주관적 인식의 유무는 그 성질상 외부에서 이를 알거나 입증하기 어려운 이상 공표 사실의 내용과 구체성, 소명자료의 존재 및 내용, 피고인이 밝히는 사실의 출처 및 인지경위 등을 토대로 피고인의 학력, 경력, 사회적 지위, 공표 경위, 시점 및 그로 말미암아 객관적으로 예상되는 파급효과 등 제반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규범적으로 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2627 판결 등).

(2) 대법원이 더 발전시켜야 할 법리

방송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를 한다는 점에 대한 범의가 인정되는지 여부는, 방송토론회 과정에서 피고인의 해명성 답변 발언의 일부 문구가 다소 과장되었거나 일부 부정확한 것으로 보일 소지가 조금이라도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 후보의 음해성 공격적 질의와 공세적 의혹제기의 정치적 의도와 전체적인 취지, 일련의 선거 과정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당해 사안의 내용, 당해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과 정황, 그 발언의 경위와 토론회의 전체적인 분위기, 동일한 쟁점에 대하여 입장표명이나 다른 토론회 등에서 피고인이 발언해온 일관된 입장과 내용, 피고인의 답변 발언이 상대방의 공격적 질의와 정치적 의도와 의미에 대해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해석·이해하고 그에 대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반박하고 해명한 것인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4. 결론-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법정증언에서 위증 여부는 주신문, 반대신문 및 보충신문 등의 전체를 보고 판단하는 것과 유사하게, 방송토론회의 경우도 상대 후보자의 면전에서 즉시 반론 및 해명, 보충질문의 기회가 부여되므로 검증을 위한 의혹제기나 주장 및 이에 대한 방어는 당연히 예정된 것으로서, 헌법상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의하여 두텁게 보호되어야 한다. 따라서 방송토론회에서의 발언에 대한 허위사실공표죄의 적용은 가급적 제한되어야 한다. 근래 법원이 당선목적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해 엄격한 법 해석을 하고, 유죄라고 하더라도 당선무효형을 선고하지 않는 경향은 이러한 헌법적 문제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이재명 경기지사 선거법 사건에서 고심 끝에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회에 대법원이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법리를 좀 더 세밀하게 선언해 주십사 당부 드린다.

0

추천하기

0

반대하기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황정근

등록일2020-06-16

조회수1,987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밴드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
 
스팸방지코드 :

[선거법] 권선택대전시장 선거법 사건 상고이유서(서론부분)

상고이유 개진에 앞서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정치인의 통상적인 사단법인 설립 및 그 활동이 공직선거법상 유사기관 설치 금지 위반으로 인한 부정선거운동죄 내지 사전선거운동죄로, 그 사단법인의 회비 수령이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부정수수죄로 평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은 선거운동을 공직선거에서 당선되거나 되게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Date 2016.08.27  by 황정근

[선거법] 기부행위제한위반죄의 '재산상 이익'

‘재산상 이익’과 ‘이익’의 구별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 소정의 ‘재산상 이익’이란 같은 조항에 규정된 금전·물품에 준하는 것으로서, 사람의 욕망이나 수요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이익 중에서 사회일반의 상식과 관행 및 당사자 사이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사회적 의례의 범위를 넘어 사람의 재산적인 욕망이나 수요를 충족시키는 유형적 이익, 즉 기부행위 ..

Date 2016.07.20  by 황정근

[미국대법원 판결] 총인구 기준 선거구는 합헌이다.

친구공개 나만보기 편한친구공개 질문자관심글로 저장하기`유권자 수`(voter-population)가 아니라 `전체 인구 수`(total-population numbers)를 기준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이 1인 1표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이 2016년 4월 4일에 선고되었습니다.우리나라도 유권자수가 아니라 인구를 기준으로 선거구를 획정합니다.참고로, 미국 하원의원 선거구 인구편차 허용범..

Date 2016.04.29  by 황정근

[칼럼] 좋은 후보, 나쁜 후보 - 정치인은 미래설계사 (문화일보 2016년 3월 31일자 기고문)

좋은 후보, 나쁜 후보변호사 황정근 이번 총선에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대답은 다양할 것이다. 선호하는 정당을 보고 이미 선택한 경우도 있고, 특정 지역에는 당내경선이 본선이나 진배없어 본선에서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경우도 있다. 어느 후보자가 마음에 들어 이미 마음을 정한 경우도 있고, 투표할 만한 후보자가 도무지 없어 투표장에 아예 가지 않겠다고 하..

Date 2016.03.31  by 황정근

제20대 총선 공천과 선거법

http://www.황정근.com/ab-lawyer_column_v-36

Date 2016.03.25  by 황정근

[정당법 판례해설] 정당원이 공무원이 되면서 탈당하지 않은 경우 처벌할 수 있는가

[판례해설]정당의 당원이 군인 신분 취득시점에 탈당하지 않은 경우, 정당법 및 국가공부원법 위반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3도3346 판결 황정근 변호사   피고인 배모 대위는 2007년 민주노동당에 가입한 정당원이었는데 2008년 육군장교로 임관하면서 탈당을 하지 않았다. 검찰관은 피고인이 군인 신분 취득시점에 탈당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군..

Date 2016.03.09  by 황정근

교육감은 정치인이 아니다 - 대법원판결

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4도3112 판결[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뇌물수수·정치자금법위반·뇌물공여][공2016상,309] 【판시사항】교육감, 교육감선거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 정치자금법 제3조 제1호에서 정한 ‘공직선거에 의하여 당선된 자, 공직선거의 후보자 또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또는 ..

Date 2016.03.03  by 황정근

양당 체제를 옹호하기 위한 선거법의 규제, 철폐해야 - 박민

현재의 양당 구도가 정착된 데는 1958년 도입된 선거법이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1934년 개정된 제국주의 일본의 보통선거법을 모방한 당시 선거법의 핵심은 선거운동기간과 선거운동원과 선거운동 방법을 제한하는 것이다. 1956년 5월 대선에서 216만 표를 얻은 조봉암 후보가 그해 11월 진보당을 결성하자 이승만 대통령과 야당은 제3세력의 등장에 불편함을 느끼고 신진세력의 정..

Date 2016.02.22  by 황정근

사전선거운동죄 외국 입법례

1. 개관영국, 미국, 독일, 캐나다, 벨기에,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오스트리아 등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선거운동기간에 대한 규제가 없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거운동 방법에 대해서도 규제하지 않으며, 다만 총선거비용 통제를 통하여 선거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선거운동기간에 대하여 제한을 두는 국가는 유럽에서는 예외적으로 프랑스가 있으며, 그밖에..

Date 2016.02.19  by 황정근

선거구 공백 사태를 우려한다

선거구 공백 사태를 우려한다                                                 변호사 황정근  지난 11월 13일은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선거구 획정안을 국회의장에게 보내야 하는 법적 시한이었으..

Date 2015.12.16  by 황정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