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새 얼굴의 조건을 뭘까.
첫째, ‘보수=기득권’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자유한국당 당권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점에서 결격이라고 나는 본다. 유권자는 당의 얼굴이 달라져야 당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둘째, 인물에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자기희생의 스토리라면 더 좋다. 보수 야당에는 상대적으로 여권에 비해 스토리 있는 인물이 적다. 집안 좋고 공부 잘해서 입신양명(立身揚名)한 것 말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만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오렌지족 이미지를 풍기는 재력가 출신 정치인들이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수 야당이 획기적으로 변하려면 어쩔 수 없다.
셋째, 품격과 책임감, 콘텐츠는 기본이다. 국민은 품격 없는 보수, 대통령과 당이 망가져도 책임지지 않는 보수, 자기 언어로 설득도 못하는 맹탕 보수에 질릴 대로 질렸다. 보수에 이런 걸 갖춘 사람이 있겠냐고? 어디서 이런 물건을 찾았나 싶은 문 대통령의 한 달 인사를 보면 그런 말은 못 할 것이다. 인물이 없는 게 아니라 못 찾는 것, 아니 찾고 싶지 않은 것이다.
- 박제균, 동아일보 2017년 6월 12일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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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3/all/20170612/84815584/1#csidxc6bb7c121b638d2b99646efff6686b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