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품의 존 매케인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매파 존 매케인(1936-2018)은 민주당 버락 오바마와 맞붙었다. 둘은 정책에 관해서는 비방에 방불케 하는 격론을 벌였지만,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서는 명예로움과 품격을 유지했다.
공화당 유세장에서 한 지지자가 “오바마는 이슬람교도”라고 연설하자 매케인은 마이크를 빼앗은 다음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품위 있는 사람”이라고 감쌌다.
매케인 캠프 내 참모 하나가 반 이슬람 정서에 편승하려고 “선거 홍보물에서 오바마의 이름(Barack Hussein Obama II)의 미들 네임인 ‘후세인’을 강조하자”고 제안했으나, 매케인은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도리어 해당 참모를 질책했다.
매케인은 대선 패배 후 승복 연설에서 “오바마의 당선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자랑스러운 일이고, 미국이 얼마나 위대한 나라인지를 세계에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요즘은 이런 정치인의 명예로움과 인품이 그리운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