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이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한다. 위기는 서로 원인이 되거나 영향을 끼친다. 한 곳에서 화재를 진압해도 전혀 다른 곳에서 다시 불이 날 수 있다. 독일의 철학자 헤르만 뤼베는 이런 현상을 <현재의 축소>라고 했다.
“숨 가쁜 속도로 달려가는 변화 속에서 우리가 여전히 붙잡고 의지할 만한 것은 무엇일까? 그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 수가 점점 적어진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이처럼 <현재>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이 바로 <현재의 축소>다. 모든 게 점점 더 빨리 낡은 것이 될수록 우리가 우리의 시간으로 이해하는 현재는 짧아진다."
-우르줄라 바이덴펠트(박종대 역), <앙겔라 메르켈-독일을 바꾼 16년의 기록>, (사람의집, 2022), 338-339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