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패범죄와 일반범죄의 분리 선고
-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조
2019년 8월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상고심 판결(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14303 전원합의체판결)에서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면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피고인은 상고하지 않았다.
...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에 따르면 부패범죄(뇌물수수, 선거법·정치자금법·국민투표법위반)는 일반범죄(이 사건에서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공무상비밀누설)와 따로 형을 선고해야 하는데, 제1심 및 항소심 모두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의 경합범 가중 금지 조항을 간과하였던 것이다.
원심(과 제1심)이 중대한 법리오해의 실수를 한 것이 대법원 단계에서 발견된 것이다.
애당초 구형을 하나의 형으로 한 검사도 마찬가지 실수를 했을 터.
공직선거법 사건을 많이 다루어보지 않아서 생긴 실수이다.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은 ‘제1항 제3호에 규정된 죄(=부패범죄)와 다른 죄(일반범죄)의 경합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8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이를 분리 심리하여 따로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3호에 규정된 이른바 부패범죄란, 선거범(공직선거법위반죄 및 국민투표법위반죄), 정치자금법 제45조(정치자금부정수수죄) 및 제49조(선거비용관련 위반행위에 관한 벌칙)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 또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그 재임 중의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129조(수뢰, 사전수뢰) 내지 제132조(알선수뢰)·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알선수재)에 규정된 죄를 말한다.
이는 선거범을 비롯한 부패범죄에 대한 재판의 신속을 꾀하고 부패범죄만으로 당선무효 여부나 선거권·피선거권의 제한 여부 등을 판단하게 하자는 데 그 취지가 있다. 일본 공직선거법에는 우리 법 제18조 제3항에 해당하는 규정이 없고, 단지 제252조 제4항에서 “법원은, 정상에 의하여, 형의 선고와 동시에 제1항에 규정한 자에 대하여 위 조항의 5년간 혹은 형의 집행유예 중의 기간에 관하여 선거권 및 피선거권이 없다는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혹은 그 기간 중에 이를 적용하여야 할 기간을 단축한다는 취지를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법원의 재량으로 선거범과 비선거범이 경합됨으로써 발생하는 공직선거법상 제재의 불합리함을 완화하고 있다.
1997년 11월 14일 법률 제54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구 선거법 제18조 제3항은 ‘선거범과 다른 죄의 경합범은 선거범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의 법에서는 가벼운 선거범과 무거운 일반범죄가 경합된 경우에 경합범가중을 하면 대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선고되어 당선무효가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과 같이 운용상 불합리함이 드러나자 위 개정법에 의하여 선거범과 다른 죄의 경합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8조의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고 이를 분리 심리하여 따로 선고하도록 개선하였다.
그 후 2004년 3월 12일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선거법 제18조 제3항은 종전의 ‘선거범’을 ‘선거범, 정치자금법 제30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 또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의 장으로서 그 재임 중의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에 의하여 가중처벌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제129조 내지 제132조․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3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로 개정하였다. 이는 제18조 제1항 제3호에서 선거권이 없는 자의 범위를 확대한 것에 따른 것이다. 다만 2004. 3. 12. 개정법은 그 시행 전에 선거범을 제외한 제18조 제1항 제3호 소정의 부패범죄를 범한 자의 피선거권은 개정 전의 종전의 예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부칙 6조). 그리고 2005년 8월 4일 개정시 정치자금법 제49조를 추가하였다.
따라서 선거범을 비롯한 제18조 제1항 제3호에 규정된 부패범죄의 경우에는 다른 죄와 가급적 분리 기소하여야 하고, 같은 피고인에게 다른 관련사건이 있다고 하여 변론병합신청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법원도 검사가 분리 기소한 선거범 및 부패범죄사건을 피고인이 같다고 하여 기계적으로 병합결정을 하는 것은 지양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병합하더라도 어차피 후에 또 분리 심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분리 기소되지 아니하고 하나의 사건으로 기소된 경우라도 법원은 경합범가중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경합범가중을 하고 하나의 형을 선고하면 상급심에서 직권파기사유가 된다.
그런데, 선거범을 비롯한 제18조 제1항 제3호에 규정된 부패범죄와 다른 죄의 경합범에 대하여 실무상 분리 심리할 필요성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부패범죄와 다른 죄의 형만 따로 선고하는 것이 관례이다. 물론 판결이유 중 법령의 적용 부분에서 부패범죄 부분과 다른 죄 부분을 나누어 설시하는 실무례도 있다. 변론의 분리 여부는 재판장의 소송지휘권 문제로서 사안에 따라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형사소송법 제300조에 따라 언제든지 이를 할 수 있고 이로써 충분하다. 의무적으로 분리 심리하도록 한 선거법에 따르면 공판조서만 분리 작성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판결에서 부패범죄와 다른 죄의 형만 분리 선고하는 것으로 하여도 당선무효형의 식별 등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입법론으로는 공직선거법 제18조 제3항 중 “분리 심리하여” 부분은 삭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