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틀래치(potlatch)
- 선물의 정치학
포틀래치는 ‘식사를 제공한다’, ‘소비한다’는 뜻이다. 북서부 아메리카 인디언 사회에서는 출생, 성년식, 결혼식, 장례식, 추장 취임식, 집들이 때 손님들을 초대해 온갖 음식과 선물을 아낌없이 나누어주었다. 그런 의례를 포틀래치라 한다. 인디언 사회에서는 재물을 베푸는 것이 의무였는데, 누가 더 많이 나눠주느냐에 따라 권위가 인정되기도 하였다. 귀중한 것을 손님들 앞에서 파괴하여 부를 과시하기도 하였다. 그동안 모은 부를 무너뜨림으로써 다른 사람보다 더 막강한 힘을 가졌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힘은 가진 돈이 아니라 바로 돈을 쓰는 능력, 그리고 포틀래치를 통해 그 모든 것을 재건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우월하다는 확인에 기인한다.
포틀래치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재산을 융통성 있는 쓸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권력 획득의 비책이다.
마키아벨리도 정치와 인간관계의 기본 원리를 선물로 보았다. 군주는 ‘시민을 위해 좋은 정책’을 선물로 베풀고, 시민은 ‘군주를 위해 정치적 지지’를 선물로 준다는 ‘선물의 정치학’이다. 이기적이고 기만적인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세상에서는 내가 받은 만큼, 그것보다 조금 더 보태서 주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