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무력감-대통령은 설득하는 자리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담화문 발표를 보며 대통령이란 자리가 뭔가 맘대로 되는 것도 없기에 일종의 무력감을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해리 트루만 대통령이 후임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대선 승리에 대해 이렇게 코맨트 했다.
“(상명하복의 군인 출신인) 그는 바로 여기에 앉아 이것을 하라 저것을 하라 말할 것이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가엾은 아이크. 조금도 군대 같지 않을 텐데. 그는 심한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내가 자유세계의 리더이지만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것 같다.”고 무력감을 토로했다.
그러나 트루만 대통령의 걱정과 달리 상명하복 문화에서 평생을 살아온 전쟁영웅 군인 출신이지만 아이젠아워 대통령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아이젠아워를 극찬하는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현 윌리엄 앤 메리 대학교 총장)에 의하면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 사안을 대개 핵심 8명과 함께 결정한다고 한다. 부통령, 국무장관, 국방장관, 합참의장, 국가정보장, CIA부장, 국가안보보좌관, 비서실장이 그들이다.
로버트 게이츠(박동철 역), 『미국 대통령의 권력 행사 : 냉전 후 미국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나아갈 길 』, (한울, 2023)에서 그는, 드와이트 아이젠아워 대통령이 <비범한 기량>(=개인 능력+전략적 통찰+리더십)으로 대통령의 권력 행사를 제대로 했다고 높이 평가한다.
아이젠아워 대통령이 1953년 1월 20일에 취임하고 그해 7월 한국전쟁 정전 후 1961년 1월 퇴임 때까지 8년여 동안 단 한 명의 미군도 전사하지 않았다고 한다.
<비범한 기량> 즉 ◇업무수행능력 (competence), ◇지도력 (leadership), ◇진실성 (integrity) 및 ◇공감능력 (empathy)을 두루 갖추고 권력교향곡을 제대로 연주하기란 자고로 어려운 법이다.
<비범한 기량>의 핵심은 무엇일까?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조언자인 대통령학자 리처드 뉴스태트가 한 가지 비결을 알려주었다.
그는 “대통령의 권력은 설득하는 힘에 있다.”고 했다.
정치지도자의 힘은 설득력 즉 <말과 글>에서 나온다.
‘대통령의 경제학’의 저자 허버트 스타인 교수도 “‘대통령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더 큰 국익을 위해 국민을 설득해 희생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트루만의 어록 하나만 더.
“모든 실책의 원인은 무지에서 비롯된다. 대통령이 된 사람은 무엇보다 역사를 잘 알아야 한다.”